
마이오운가든
My Own Garden
첫 판단은 남길 것을 정하는 일이었다. 위층의 분홍 외벽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30년쯤 묵은 색이다. 손을 댄 곳은 1층이다. 외벽은 크림색으로 다시 칠하고, 검은 천장과 주황 골조는 밝은 톤으로 덮었다. 트여 있던 모퉁이는 목창호로 막아 실내로 들였다.


작업의 중심은 창이다. 소나무 목재로 프레임을 짜고, 큰 고정창 위에 위로 들어올리는 어닝창을 얹었다. 모퉁이를 따라 창을 두 면으로 돌려 운동장 쪽 시야를 넓게 텄다. 창 아래에는 목재 벤치와 바를 붙여 바깥 자리를 만들었다. 남향이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빛이 길게 든다.


실내의 중심은 테이블이다. 모퉁이 땅이라 평면에 직각이 드물고, 그 각을 그대로 받아 삼각형 테이블을 짰다. 자작 합판을 켜로 쌓아 두께를 만들고 상판은 흰색 라미네이트로 마감했다. 모서리에는 합판의 결이 그대로 드러난다. 창을 보고 둘러앉는 자리다. 혼자 앉아도, 여럿이 앉아도 맞는 크기다.

테이블과 수납장, 스툴, 벽 선반까지 모든 가구는 스튜디오의 가구 라인으로 제작했다. 벽 선반은 노출 브라켓으로 받쳐 컵과 접시를 그대로 올렸다. 합판 코어를 노출한 카운터, 회색 도어의 하부장, 화장실과 베이킹룸 문에 단 작은 사인까지. 전체 비례를 낮게 잡아 작은 평수가 좁아 보이지 않게 했다.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한 번 보게 만드는 것, 한 번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벽은 미장으로 마감하고, 조명은 낮은 자리에 깔았다. 테이블 위 민트색 펜던트, 벽의 작은 전구들, 천장의 트랙 조명. 천장형 에어컨은 본래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셰플레라, 드라세나, 올리브 가지 같은 식물을 곳곳에 들였다.




오래 방치된 모퉁이였다. 트인 면을 유리로 막고, 상한 벽을 메우고, 창을 새로 냈다. 골조와 분홍 윗벽은 그대로 남았다. 문을 열자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지나던 사람은 한 번 멈춰 보고, 더러는 문을 밀고 들어왔다. 인적 드문 동네 상권에서 이것은 분명한 성과다.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한 번 보게 만드는 것, 한 번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별 볼 일 없던 모퉁이가 동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자리가 됐다. 디자인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역할이다.








No.0004 마이오운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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